신디 셔먼, Cindy Sherman
“이들 사진은 그 자신, 독자적이며 자율적인 개별화된 감정의 화상이다.
나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 자신을 깨닫게 하고 싶은 것이다.”
- 1954년 미국 뉴저지주 글렌리즈에서 출생
- 1972년 버팔로 소재 뉴욕주립대학 입학
- 1975년 새로운 매체 사진 선택
- <Cutouts (오려낸 그림들이라는 뜻)>제작
- 1977년 《무제 영화 스틸》 시리즈 작업
- 1977~1980년 <풀 컬러 클로즈업(Full Color Close-up)> 발표
- 1985년 <옛날이야기 (Fairy Tales)> 발표
- 1987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회고전 개최
- 1989~1990년 <초상사진으로 본 역사 (History Portrait)> 발표
- 1991년 <무제 Untitled, Civil war, color)> 전시회
- 1992년 <무제 Untitled, Sex Pictures, color)> 전시회
- 1997년에는 영화 《오피스 킬러 Office Killer》를 제작
신디셔먼, 무제 영화 스틸
1975~1980년대 신디 셔먼의 초기 흑백 스틸 작업 시기에, 금발의 여배우로 분장한 셔먼이 등장하는 《무제 영화 스틸》 시리즈가 제작되었다. 이 시리즈는 사랑하는 이로부터 버림받은 모습, 거울 속에서 혼자 만족하는 모습, 큰 도로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모습 등 수동적이고 피해자적인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다. 셔먼은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본 적이 있는 특정 장면을 기억해내고, 그 여성 인물을 세심하게 분장하고 연출하여 여배우의 감정을 표출한다. 기존 문화가 제시한 여성의 이미지는 너무 깊이 박혀 있어, 한 장의 사진 속에서 나타나는 여성성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각에서 이루어진다.
신디셔먼, 풀 컬러 클로즈업
1981년, 신디 셔먼은 그녀의 친구인 신표현주의 화가 데이비드 살르의 스튜디오에서 포르노 잡지를 보다가 Full Color Close-up의 발상을 얻었다. 이 시리즈는 사진의 제한된 사각 프레임 안에 화면을 꽉 채워 신체의 일부가 잘려 나간 형태가 특징이다. 셔먼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통해 학습하고 축적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조각조각의 사진을 머릿속으로 연결하여 에로티시즘을 느끼게 한다. 또한, 사진의 특징은 정적 대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가능한 인체에 접근하여 촬영하는 방식이다.
신디셔먼, 패션사진
1983~1984년, 신디 셔먼은 패션 모델을 패러디한 <패션사진> 시리즈를 제작하여 성의 모습을 포착하였다. 이 시리즈는 ‘패러디적으로 과격한 이미지’로, 매끄럽고 반질반질한 패션 모델의 몸에 대한 항의를 담고 있다. 셔먼은 머리 모양, 메이크업, 표정, 옷 등을 자신의 스타일로 연출하여 대중문화 속의 한 장면을 표현했지만, 특정 영화나 광고의 한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무제 영화 스틸과 차별성을 보인다. 이 시리즈는 아름답고 우아한 여성이 아닌, 추하고 피곤한, 역전된 이미지를 강조한다.
신디셔먼, Fairy Tales & Disasters
1985~1991년 사이의 신디 셔먼 작품들은 비평가들 사이에서 많은 논의를 불러일으킨 시기이다. 이 시기에 셔먼은 Abject Art라는 개념을 통해 신체와 관련된 액체 분비물, 정액, 혈흔, 토사물 등 불쾌한 요소들을 활용하여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들 작품은 ‘재난들과 동화들’, ‘역겨운 사진들’, ‘시민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은 <무제 #153>(1985)로, 텔레비전 드라마 <트윈픽스>의 한 장면인 강가 모래밭에 길게 누운 젊은 여성의 시체와 동일하게 연출한 장면이다. 또한, 쓰레기와 오물 등 우리가 찡그리는 난잡한 요소들을 한데 모아 작품의 괴기스러운 반전을 더욱 강조하며, 마네킹이나 인형을 통해 음산하지만 무섭기보다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
신디셔먼, 역사 초상화
1988~1990년 사이, 신디 셔먼은 ‘역사 초상화’를 패러디한 작품을 발표하며, 15~19세기 후반 유럽 귀족의 초상화를 고급 모더니즘으로 상징화하고 이를 가슴을 드러내거나 평범한 여성의 모습으로 대중화하였다. 셔먼은 일부러 붙인 모형 코나 가슴 모형 등을 사용하여 엄숙한 초상화의 분위기를 파괴하고, 동시에 그들 작품 자체는 파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자아상을 덧칠하여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전통적인 초상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었다.
계속 진행되는 셀프 사진의 탐구
이후 신디 셔먼은 셀프 포트레이트를 계속 촬영하며, 마네킹을 이용한 사진에서는 포르노를 교묘하게 활용하여 블랙 코미디식으로 어둡고 불길한 이미지를 담아냈다. 또한, 동화를 모티브로 한 공포적인 이미지와 광대로 분장한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여성’과 ‘몸’이다. 신체라는 외부 이미지를 넘어서 여성 신체를 구성하는 내부 이미지를 묘사하는 오브젝트 아트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신체는 셔먼 작품의 근원이다. 셔먼은 모더니즘과 가부장적 남성 사회가 단지 아름다움으로 규정했던 여성의 신체를 불쾌감을 주는 내부적 요소로 보여주며, 변장 뒤에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고 여성의 진정한 자아 확립과 주체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