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틸만스의 사진이 혁오의 새앨범 ‘사랑으로’에 커버로 들어갔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최고의 사진가와 한국의 최고의 인디밴드가 협업을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동시대 가장 감각적인 사진작가이자 최초의 비영국인 터너상 수장가인 사진작가 볼프강 틸만스를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볼프강 틸만스, 소개
•1968년 독일 렘샤이트(Remscheid)에서 출생
•1985년 주변의 일상적인 삶을 기록
•1988년 클럽의 생활을 담은 사진
•1990~1992 영국 본머스 & 풀 예술디자인 학교(Bournemouth and Poole College of Art and Design)
•1990년대 이후 틸만스의 작업은 차츰 추상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
•2000년 터너상 수상
•주요작품 – 《작업실 Studio》(1991), 《겨울 역 Winter Rail》(1996), 《혼돈의 컵 Chaos Cup》(1997), 《당신을 잊고 싶지 않아요 I Don’t Want To Get Over You》(2000), 《자유 유영 동물 15 Freischwimmer 15》(2003) 등이 있다.
볼트강 틸만스의 사진
영국의 본머스 & 풀 예술학교에서 공부한 뒤 런던으로 이주하여 지금까지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2000년에 터너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볼프강 틸만스는 첫 외국인 터너상 수상자가 되었습니다. 틸만스의 사진은 이미지의 표현과 미적기능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즉흥적인 스냅사진이 주를 이뤘습니다. 틸만스는 문화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사진을 주로 있었는데요, “나는 스스로를 정치적 예술가로 본다. 나는 내 나름의 미적 이상에 대한 생각과 내가 살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고 스스로 말했습니다. 영국의 게이, 레즈비언, 펑크족의 삶뿐만 아니라 도시 외곽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노숙자, 인종차별, 동성애자의 인권과 같은 동시대의 생활과 일탈의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관찰했습니다.
볼트강 틸만스와 컬트컬쳐
컬트라는 단어는 라틴어의 컬투스(cultus)에서 유래된 말로 제의(祭儀), 의식(儀式), 숭베(崇拜)를 말하는데,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특정 종족이나 집단이 행하는 축제, 예식을 말합니다. 특정 목적을 위해 특정한 복장, 특정한 제스처를 통해 행동하는 문화 양식을 쉽게 컬트라고 보면 됩니다. 컬트문화를 즐기고 과감히 나타내는 사람들을 통틀어 ‘컬트족’이라고 부릅니다. 현대문화속에는 분명히 이런 집단이 제공한 특별한 ‘컬트문화’가 하나의 하위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컬트는 강한 시각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미술에서 ‘컬트’는 꽤 의미가 있습니다.
로버트 매플소프와 앤디 워홀, 낸 골딘 등과 같은 작가은 컬트적인 요소를 다루는 시각예술을 합니다. 볼프강 틸만스는 이런 작가들의 흐름을 따르는 작가이지만 그가 보여주는 사진의 세계는 이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1988년 함부르크에 있는 한 클럽 생활을 담은 사진으로 유명세를 얻게 된 틸만스는 이 후 런던으로 건너가 잡지사의 사진촬영을 담당하며 1991년부터 약3년 걸처 런던의 지하 컬트문화를 경험하고 이를 촬영했습니다. 그의 사진에서 드러나는 파격적인 프레임과 날 것의 이미지가 주는 강렬함은 보는 사람의 눈을 사로잡는 힘이 있었습니다.
그는 컬트 이미지로서 게이, 레즈비언, 펑크족, 도시 외곽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키치적 이미지를 많이 담았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다른 작가들과 차별화 되는 점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는 기성세대들처럼 문화생산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라 문화소비자로서의 자세를 가졌다. 다시말해 볼프강 틸만스는 이미지 촬영하고 모으는 사람이 아닌 이미지 나누는 공유자로서의 사진가였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그의 이미지들은 대단히 자연스러우면서도 현실적입니다. 젊은 시절의 사진들은 성적인 이미지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가 보여주는 사진은 당시 세대, 문화의 컬트적 요소인 것입니다. 틸만스의 사진은 신세대 문화가 현 상황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이해시키고자 할 뿐입니다.
볼프강 틸만스가 말하는 그의 사진
“몇년에 걸쳐 흥미로운 것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괜찮은 것을 제가 만났을 땐 전 알게됩니다. 예를들면, 양말과 같은 불확실한 대상들이 오랜동안 제게 어떤 목적의식을 자극해옵니다. 저는 양말이 그냥 양말이 아니라 ‘중요한’ 것들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양말이란게 정말 웃기는 거고 불완전함으로 가득찬 것인데, 자주 내려가고 때론 신발안으로 들어가버리기 라도 하면 정말 짜증나죠. 그런데 그게 그래픽 사인처럼 보입니다. 1994년에 완전히 뻣은 채로 누웠있는데 양말이 염색체처럼 보이는 겁니다. 양말은 언제나 제 짝을 잃지만 현명해지는 건지 늙어서 그런건지 우리는 늘 그 짝을 찾게 됩니다. 그리곤 그에 맞는 깨끗한 짝을 찾은 하루의 작은 기쁨을 느끼곤 하죠. 양말이란게 우리의 하루 하루를 살아나가는데 필요한 불안정한 장치같은 겁니다. 그러한 것들이 제가 항상 가장 흥미롭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버텨내기 위해 선택하고 만들고 행하는 것들이요. 그러한 어떤 연계성을 저는 찾습니다. 저는 어떠한 것들을 구분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고 다른 사람들도 어떤 특정한 방법으로 관찰하고 시선을 두고선 연계성을 찾을까하는 것을 알아보는게 좋습니다.”
“저는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사진이 보여지길 바라는데 이는 일반적인 진실성의 개념과 혼동되어 져서는 안됩니다. 저는 주관적인 관찰이나 연출된 상황을 반영하기 위해 제 사진과 기술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실제 생활에서 제게 전달되었던 그 느낌의 감동에 이르고자 합니다. 저에게 사진의 진정한 진실성이란 사진이 보통 속이거나 카메라의 바로 앞에 놓여진 것에 대한 거짓에도 결코 카메라의 뒤에 감추어진 것에 관한한 거짓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볼프강 틸만스 전시 스타일
볼프강 틸만스가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은 독특합니다. 기존의 액자를 나열하는 방식을 거부합니다. 벽에 높이와 거리가 정확하게 떨어진 액자에서 벗어나 액화지를 그대로 핀으로 고정시키거나 다양한 크기로 인화된 사진을 사진만의 규칙으로 붙여 놓습니다. 사진은 아주작은 엽서만한 사진부터 대형인화사진까지 다양합니다. 사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스크랩한 엽서나 잡지 이미지등 그가 생각하는 지점과 맞닿아있는 세계를 이런 방식의 전시로 보여주는 것이 그만의 방식입니다.